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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여행이 유난히 힘들었던 이유를 돌아보며

by hhkim1109 2026. 2. 1.

퇴근 시간대와 여행객 이동이 겹치는 도쿄 도심의 거리

 

 

일본 여행을 준비할 때 우리는 보통 정보를 최대한 많이 찾으려고 합니다. 블로그, 유튜브, SNS를 통해 관광지, 이동 방법, 맛집까지 꼼꼼히 살펴보며 나름대로 일정표를 만듭니다. “여기는 꼭 가야지”, “이 동선이 가장 효율적이네라는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게 됩니다. 하지만 막상 여행을 다녀오고 나면 의외의 감정이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생각보다 너무 피곤했다”, “뭘 했는지 기억이 흐릿하다는 느낌입니다.

저 역시 여러 차례 일본 여행을 하면서 같은 경험을 반복했습니다. 정보를 충분히 찾아봤음에도 여행 후에는 유난히 지쳐 있었고, 돌아보면 일정이 머릿속에서 잘 정리되지 않았습니다. 그 이유를 차분히 되짚어 보니 문제는 정보의 양이 아니었습니다.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나만의 기준을 세우지 않았다는 점이 가장 컸습니다.

 

1. 선택지가 많아질수록 판단이 어려워진다

일본 여행 정보는 대부분 추천, 필수, 효율이라는 단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처음에는 도움이 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보가 많아질수록 여행자는 더 많은 선택을 해야 하는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어디를 갈지, 언제 이동할지, 지금 쉬어야 할지 말지를 여행 내내 스스로 결정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이동 중에도 식사 전에도 계속 반복됩니다. 이 과정이 누적되면 실제로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유난히 피곤하게 느껴집니다. 정보가 많을수록 여행이 쉬워질 것 같지만 기준이 없는 상태에서는 오히려 여행자의 에너지를 빠르게 소모하게 됩니다.

 

 

2. 계획과 실제 사이의 차이가 커진다

정보를 바탕으로 만든 일정표는 처음에는 매우 완벽해 보입니다. 이동 시간, 방문 순서, 식사 장소까지 모두 정리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여행에서는 대기 시간, 날씨, 컨디션 같은 변수들이 계속 발생합니다. 이때 문제가 되는 것은 계획이 조금 어긋났다는 사실 자체보다, 계획에 포함된 요소가 너무 많았다는 점입니다. 일정이 빽빽할수록 하나만 틀어져도 전체 흐름이 무너진 것처럼 느껴집니다. “원래 여기까지는 가야 했는데”, “이 일정은 포기해야 하나같은 생각이 반복되면서 여행의 집중도가 떨어집니다. 결국 여행 중반부터는 여행을 즐기기보다 계획을 유지하려는 데 에너지를 쓰게 됩니다.

 

 

3. 여행의 흐름보다비교가 앞서게 된다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수록 여행 중에도 계속 비교하게 됩니다. 지금 선택한 장소가 정말 최선이었는지, 다른 선택지가 더 나았던 것은 아닌지 머릿속에서 판단이 이어집니다. 이런 비교는 여행을 현재의 경험으로 받아들이기보다 선택의 결과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바꿔 놓습니다. 사진을 찍고 풍경을 보면서도 마음 한편에서는다른 곳이 더 좋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남게 됩니다. 그 결과 여행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기 어려워지고 기억에도 선명하게 남지 않게 됩니다. 정보가 많아질수록 여행이 풍부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의 선택에 집중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이 만들어집니다.

 

 

4. 정보는 기준이 있을 때만 도움이 된다

여행 정보를 무조건 줄인다고 해서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습니다. 정보를 받아들이기 전에 기준이 먼저 정해져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하루에 어느 정도까지 이동할 것인지 한 날에 몇 개의 장소가 적당한지 같은 기준이 없다면 정보는 계속해서 선택 부담을 늘리게 됩니다. 반대로 기준이 명확한 상태라면 같은 정보를 보더라도이건 내 일정에 맞는다”, “이건 과하다라고 자연스럽게 걸러낼 수 있습니다. 정보는 여행을 대신 결정해 주는 답이 아니라 선택을 돕는 재료에 가깝습니다. 기준 없이 쌓인 정보는 혼란이 되지만 기준이 있는 상태에서는 여행을 훨씬 단순하고 안정적으로 만들어 줍니다.

 

 

여행을 돌아보며

여행이 힘들게 느껴졌다면 그것은 정보를 잘못 찾았기 때문이 아니라 기준 없이 많은 선택을 하며 움직였기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일본처럼 교통이 편리하고 볼거리가 많은 여행지일수록 이 차이는 더 크게 나타납니다. 여행을 더 잘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더 많은 정보가 아니라 정보를 걸러낼 수 있는 기준입니다. “어디를 갈까보다나는 어떤 방식으로 여행하고 싶은가를 먼저 정한 뒤 일정을 계획하면 같은 도시, 같은 정보라도 전혀 다른 여행이 됩니다. 이 기준 하나만 있어도 여행 중 피로와 후회는 눈에 띄게 줄어듭니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뒤에도힘들었다가 아니라, “내 방식대로 잘 다녀왔다는 기억으로 남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