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을 몇 번 다녀오고 나서야 편의점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간단한 음료를 사거나 간식을 고르는 곳 정도로만 생각했습니다. 한국에서도 편의점은 익숙한 공간이기 때문에 특별히 신경 쓸 이유가 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하지만 여행 동선이 길어지고 예상하지 못한 상황을 몇 번 겪고 나니 일본의 편의점은 단순한 소매점 이상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이 자연스럽게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급하게 현금이 필요했던 순간이나 밤늦게 길을 찾던 상황, 예상보다 일정이 꼬였던 날에도 편의점은 항상 일정한 기능을 하고 있었습니다. 여행자 입장에서 보면 편의점은 물건을 사는 곳이라고 하기보다 여행 중 잠깐 기대어 갈 수 있는 인프라에 가까웠습니다.
단순 매장이 아니라 여행 동선에 붙어 있는 인프라
일본 편의점을 여행 중에 더 자주 이용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접근성입니다. 관광지 주변뿐 아니라 주택가, 역 근처, 골목 안쪽까지 분포되어 있어서 의식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보이게 됩니다. 길을 걷다 가도 몇 블록 안에서 반드시 하나는 보인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일본에 편의점을 정말 많이 있었습니다.
이 구조는 여행자에게 생각보다 큰 안정감을 줍니다. 여행 중 목이 말라서 물을 사고 싶을 때, 갑자기 비가 올 때, 잠깐 쉬면서 커피를 마시고 싶을 때 따로 큰 상점을 찾지 않아도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낯선 도시에서는 어디서 무엇을 해결할 수 있는지가 불확실할수록 피로도가 높아지는데 일본에서는 편의점이 그 불확실성을 상당 부분 줄여 주는 역할을 합니다.
저 역시 처음에는 단순히 음료수를 사기 위해 편의점에 들어갔다가 여행 중 필요한 작은 문제들을 그곳에서 해결하게 되는 경험을 하였습니다.
ATM·택배·티켓 발권까지 가능한 복합 기능
일본 편의점이 특히 인상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매장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범위가 생각보다 넓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인 것이 ATM입니다. 해외 카드로 현금 인출이 가능한 기기가 대부분의 편의점에 설치되어 있어서 급하게 현금이 필요할 때 따로 은행을 찾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여행 중 일정이 바뀌거나 현금이 예상보다 빨리 줄어드는 상황은 흔하게 발생합니다. 이때 편의점 ATM은 위치를 따로 검색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심리적인 부담을 크게 줄여 줍니다. 실제로 여행 중 “일단 편의점부터 찾자”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순간이 몇 번 있었습니다.
또 일부 편의점에서는 택배 접수, 공연 또는 스포츠 티켓 발권, 각종 결제 서비스까지 지원하고 있어 편리합니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모든 기능을 직접 사용할 일이 많지는 않더라도 필요할 때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대부분의 기계는 한국어, 영어, 중국어 서비스가 있어 일본어를 모르더라도 비교적 쉽게 이용할 수 있습니다.

밤 시간에도 일정한 환경이 유지된다는 안정감
여행 중 편의점의 존재가 가장 크게 체감되는 순간은 밤 시간입니다. 늦은 시간 숙소로 돌아오는 길이나 식당 영업이 끝난 이후 배가 고플 때 선택지가 급격히 줄어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일본 편의점은 시간대와 관계없이 항상 영업을 하고 있으며 저녁 늦은 시간에 방문하면 매장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낮 시간과 크게 다르지 않게 직원이 상주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조명이 밝고 매장 정리가 일정하게 되어 있어 늦은 밤에도 부담 없이 들어갈 수 있었고 간단한 식사나 필요한 물품을 비교적 쉽게 구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혼자 여행을 하거나 낯선 동네에 머무를 때 이런 요소는 생각보다 크게 작용합니다.
몇 번의 여행을 거치면서 느낀 점은 일본 편의점의 진짜 역할은 물건의 종류가 아니라 ‘언제 가도 비슷하게 작동한다’는 것에 있습니다. 여행자는 익숙하지 않은 환경에서 끊임없이 판단을 해야 하는데 편의점만큼은 별다른 고민 없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었습니다.
일본 여행에서 편의점은 단순히 간식이나 음료수를 사는 곳으로 보기에는 역할이 꽤 넓습니다. 동네 어디를 가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위치, 복합 기능, 밤 시간의 안정성까지 여행자들을 위한 장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여행을 여러 번 다녀오고 나니 관광지보다 편의점을 더 자주 찾게 되는 순간이 있었는데 그 이유를 돌아보면 편의점에서 누릴 수 있는 편리함 때문이었습니다.